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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당신의 마음
★어머니의 흰머리★ 오늘도 어김없이 부부는 칠순 노모가 차려주는 저녁상을 받습니다. 맞벌이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집안살림은 통째로 눈 침침하고 허리 굽은 칠순 노모의 차지가 돼버린 것입니다. 그날도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노모가 차려준 저녁상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서 식사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때, 노모가 불쑥 말을 꺼냈습니다. "나 돋보기 하나 사야 할 것 같다" 생전 당신 입으로 뭐하나 사달라고 한 적이 없는데다 신문 한 장 볼 수 없는 까막눈인 어머니가 돋보기를 사달라니 웬일인가 싶었지만 아들은 이내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말았습니다. 다음날 저녁 먼저 퇴근한 아내가 막 현관에 들어서는 남편에게 다가와 호들갑을 떱니다. 여보 아무래도 어머님 늦바람 나셨나 봐. 어제는 안경을 사내라고 하시더니 오늘은..
★벚꽃잎을 뿌려 보낸 러브레터★ 내 사랑 그대 난 그대에게 보낼 편지를 밤새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며 겨우 썼네요 잠깐 졸다 아침에 일어나 연서를 제비에 물어 보낼까 비둘기의 전통에 실어 보낼까 하다 벚꽃잎에 실어 한강에 띄워 보내기로 했네요 그대가 사는 언덕에 벚꽃이 필 때 우연히 내 편지를 받는다면 내가 그댈 너무나 사랑한다고 여겨주었으면 하네요 내 사랑 그대 난 너무나 당신을 사랑하기에 연서를 한강 벚꽃잎에 실어 당신에게 보내나니 혹여 내 연서를 그대가 받는다면 답장은 파란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하얀 구름에 실어 보내주기를 부탁해요 난 산 정상에 누워 그대 편지를 기다리며 그대를 그리워하다 우연히 하얀 구름에 실려 온 그대 편지를 받는다면 아마 너무나 기뻐 감격에 겨워 눈물이 날지 모르니까요 - 한려..
★어머니께 드리는 편지★ 어디에 계시는지... 사랑으로 흘러 우리에겐 고향의 강이 되는 푸른 어머니! 제 앞길만 가리며 바빠사는 자식들에게 더러는 잊혀지면서도 보이지 않게 함께 있는 바람처럼 끝없는 용서로 우리를 감싸 안은 어머니 당신의 고통 속에 생명을 받아 이만큼 자라 온 날들을 깊이 감사할 줄 모르는 우리의 무례함을 용서하십시오 기쁨보다는 근심이 만남보다는 이별이 더 많은 어머니 언덕길에선 하얗게 머리 푼 억새풀처럼 흔들리는 슬픔도 모두 기도가 됩니다 삶이 고단하고 괴로울 때 눈물 속에서 불러보는 가장 따뜻한 이름 어머니! 집은 있어도 사랑이 없어 울고 있는 이 시대의 방황하는 자식들에게 영원한 그리움으로 다시 오십시오 어머니! 아름답게 열려 있는 사랑을 하고 싶지만 번번이 실패했던 어제의 기억을 ..
두 아이의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 대장암 4기 진단을 받고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두 번의 수술을 받았다 25차례의 방사선 치료와 39번의 끔찍한 화학요법을 견뎌냈지만 죽음은 끝내 그녀를 앗아갔다 3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두 아이의 엄마는 죽기 직전 자신의 블로그에 마지막 글을 남겼다 "살고 싶은 날이 참 많은데 저한테 허락되지 않네요" 내 아이들 커가는 모습도 보고 싶고 남편에게 못된 마누라가 되어 함께 늙어 보고 싶은데 그럴 시간을 안 주네요 죽음을 앞두니 그렇더라고요 매일 아침 아이들에게 일어나라고 서두르라고, 이 닦으라고 소리 소리 지르는 나날이 행복이었더군요 딸 아이 머리도 땋아줘야 하는데 아들 녀석 잃어버린 레고의 어느 조각이 어디에 굴러 들어가 있는지 저만 아는데, 앞으론 누가 찾아줄까요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