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당신의 마음

★어느 날의 비와 중년★ 본문

좋은글

★어느 날의 비와 중년★

yulovely 2020. 5. 15. 07:10


★어느 날의 비와 중년★


다가갈 수 있을 만큼 비가 내리고

머무를 수 있을 만큼 빗물이 흐른다면

비바람이 종일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할지라도

걸어가는 이 길이 멀지만은 않으리라


살아가는 일은 쓸쓸하여

고요한 기쁨을 찾기 어렵다 해도

오늘의 어깨가 빗물에 젖어가도

늘 가벼운 옷을 입고 무게를 줄인다면

빈 꽃병에 물을 채우고 마음을 담을 수 있으리라


하늘이 높고 바다가 깊은 것은

우리의 가슴이 그러하기를

이 땅의 꽃이 아름다운 것도

우리의 모습이 그러하기를

어느 날의 비에 나무는 생각에 잠겼으리라


중년의 세월동안 수많은 비를 만나도

아침이 햇살의 약속을 어긴 적 없듯

저녁이 어둠의 약속을 어긴 적 없듯

우리도 우리의 삶과

지켜야 할 약속 같은 것이 있으리라


그것은 마치

파란 신호등이 켜질 때까지

묵묵히 서서 기다려야 하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약속 같은 것일 게다


- 이채 -


https://bit.ly/2zFUI8A

Comments